이번에는 반려동물 건강과 관련된 기사를 담아왔어요!
반려동물과 산책 또는 외출을 하고 나면 발과 몸을 닦아주는 것 이외에도
많은 견주님들이 귀도 자주 닦아주시죠?
특히 사람과 달리 개는 직접 귓밥을 팔 수 없다는 생각에 더 신경이 쓰이실텐데요
과연 강아지 귀를 자주 닦아내고 청소해주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이에 대해 아래 기사를 통해 알아봐요!!!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귀청소 잘하는 방법
사람의 외이도(고막에서 귓구멍까지) 일자형이다(좌측). 개와 고양이의 외이도는 'ㄴ'자 형태로 90도 꺾여져 있다(우측). 직경은 사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면봉으로 귀속 청소를 할려다 보면 점막에 상처 입히고 이물질을 오히려 밀어넣는 결과가 초래된다. researchgate.net 제공
이브(5살·시츄·6.7kg)가 내원했다. 보호자는 이브가 귓병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전신으로 피부병이 번지며 가려워하고 기분 나쁜 냄새가 집안 가득하다며 하소연하셨다. 진찰을 해보니 이브는 귀에서 시작된 말라세지아 감염이 발과 입 주변, 겨드랑이, 사타구니로도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이었다.
대다수 반려인들이 개와 고양이의 귀 청소를 하신다. 그런데도 귓병이 다발하는 이유는 뭘까? 개와 고양이의 귀 구조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외이도(고막에서 귓구멍까지)는 일자형이다. 이도가 일정하게 넓다. 면봉으로 귀를 청소하기 적합한 직경이다.
개와 고양이의 외이도는 'ㄴ'자 형태로 90도 꺾여져 있다. 수평 외이도와 수직 외이도로 구분하기도 한다. 소형견과 고양이의 외이도 직경은 사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면봉으로 귀속 청소를 하려다 보면 점막에 상처입히고 이물질을 오히려 밀어 넣는 결과가 초래된다. 개와 고양이에게 면봉을 이용한 귀속 청소를 자제시키는 이유이다.
개의 정상 귀 피부(좌측) , 말라세지아균에 감염되어 피부가 발적되고 두터워진 귀 피부(중간), 이브의 피부에서 현미경으로 검출된 말라세지아균(우측).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사람과 동물이 어떻게 스스로 귀속 이물을 제거하는지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머리를 기울여 중력으로 이물이 흘러내리도록 유도한다. 필요하면 자신의 손으로 귀를 후벼준다.
개와 고양이는 좌우로 머리를 세차게 흔든다. 원심력을 이용하여 귀속 이물을 바깥으로 털어내려 한다. 스스로 귀를 후벼낼 수는 없지만 사람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귀속 이물을 제거해낸다. 귀가 쫑긋한 개와 고양이들이 귀 청소를 하지 않아도 귓속 건강이 좋은 이유이다.
개와 고양이 귀에서 발견되는 귀지를 염려하는 질문도 많다. 개와 고양이는 이도 내 피지 분비가 왕성하다. 귓속으로 들어온 먼지들은 피지에 붙어서 원심력에 의해 귓구멍 바깥으로 흘러나간다. 갈색이나 검은색 귀지가 발견되기도 한다. 건강한 피지층은 점막을 보호하며 세균의 감염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닦아내려다 보면 오히려 귀 점막에 해가 될 수 있다.
시츄와 스파니엘 등 귀가 덮여 있는 개에게서는 말라세지아에 의한 귓병이 잦다. 가려움과 피부 발적, 불쾌한 냄새가 주 증상이다. 귀를 긁는 발, 발을 핥는 입, 입이 닿은 생식기와 겨드랑이, 사타구니로 쉽게 확산한다. 이브의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가려워하며, 비듬이 날리고, 발적과 피부색이 검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말티즈, 요크셔테리어, 푸들 등은 귀속에서 털이 계속 자라난다. 귀속에서 자라는 털도 나름의 기능이 있다. 보호자가 미용할 때마다 깨끗이 뽑아 달라고 요구하면 이도 점막에 상처가 생기고 세균 감염이 촉발되기도 한다. 털을 다 뽑아버린 피부가 건강할 리 없는 이치와 같다.
쉬우면서도 개와 고양이가 좋아하는 귀 청소 방법을 소개한다.
1. 귀 청소에 앞서 귀 뿌리 부분을 부드럽게 만져준다. 이제 귀 청소 할 테니 놀라지 말라는 교감이 필요하다. 귀 세정제를 손끝에 묻혀 귀 내측 피부 면을 부드럽게 적셔준다. 차가운 귀세정제를 갑자기 주입하면 개와 고양이가 놀라기 때문이다.
2. 귀 세정제를 귓구멍으로 소량 흘러 들어가게 한다. 귀 세정제의 뾰족한 팁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아야 한다. 칭찬을 하며 개와 고양이가 참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3. 귀 뿌리 부분(외이도)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준다.
4. 개와 고양이가 머리를 세차게 흔든다. 귀속으로 들어간 귀 세정제를 털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귀속 이물질들도 제거된다.
5. 화장 솜, 거즈에 귀 세정제를 적셔 귓구멍 외측의 분비물을 부드럽게 닦아낸다. 귓구멍 안에 검은 귀지가 보이더라도 귀속을 파내려 하지 말고 자연스레 흘러나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
6. 귀 세정제는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알코올, 과산화수소수, 계면활성제 등의 유해 성분이 없어야 한다.
귀에서 시작된 피부염(말라세지아)이 귀를 긁는 발, 발을 핥는 입, 입이 닿은 생식기와 겨드랑이, 사타구니로 확산된다. 이브의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가려워하며, 비듬이 날리고, 발적과 피부색이 검어지는 이유가 말라세지아 피부질환으로 판명됐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개와 고양이가 귀 청소를 싫어한다면 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미 귓병이 진행되면 이도가 협착되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낀다. 귀의 내측 피부 면에 아래 증상들이 관찰된다면 수의사의 검진을 받으셔야 한다.
1. 피부가 붉게 발적되어 있거나 울퉁불퉁하게 부어있다.
2. 끈적한 분비물이 묻혀 있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
귓병이 만성화되면 완치가 쉽지 않다. 중이염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통증이 동반된다. 부득이하게 이도의 일부를 개통시켜주는 귀 수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의 귀 청소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관여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귓병을 고치려 귀 청소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
개와 고양이의 귀 건강을 유지하려면 보호자의 적당한 게으름이 도움될 수도 있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구민수 기자 msg@imaeil.com
출처 : 매일신문